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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이 적은 사람

iyong 2015. 12. 31. 06:48

        말이 적은 사람
        
        
        침목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신뢰가 간다
        초면이든 구면이든 
        말이 많은 사람한테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
        
        나도 이제 가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
        말수가 적은 사람들한테는 
        오히려 내가 내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이고 싶어진다
        
        사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서 
       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
        꼭 필요한 말만 할 수 있어야 한다
        
        안으로 말이 여물도록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
        밖으로 쏟아내고 마는 것이다
        이것은 하나의 습관이다
        
        생각이 떠오른다고 해서 
        불쑥 말해 버리면 안에서 여무는 것이 없다
        그렇기 때문에 그 내면은 비어 있다
        말의 의미가 안에서 여물도록 
        침목의 여과기에서 걸러 받을 수 있어야한다
        
        불교 경전은 말하고 있다
       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.
       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.
        
        생각을 전부 말해 버리면 말의 의미가, 
       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는다
        
        
        - 법정스님의 글 중에서 -